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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문화의 명장면 <16> 오징어의 박물학, 오징어의 정치학
작성일 2019-07-05 조회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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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기 교수의 글이 게재된 국제신문 지면. ⓒ사진 이성재(홍보팀)

부경대학교 사학과와 국제신문 공동기획 <해양문화의 명장면 16번째> 이야기 소재는 맛있는 오징어였다.

기사의 제목은 ‘오징어의 박물학, 오징어의 정치학’, 필자는 부경대 김문기 교수(사학과)였다.

이 기사의 머리에 ‘산해경’이라는 책이 등장한다.

김 교수는 “오늘날 ‘산해경’은 동아시아 생물학의 연원으로 인정받는다. ‘산해경’에는 40여 종 물고기가 등장하는데 대부분 실재하는 물고기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렇다면 ‘일수십신’의 물고기는 무엇일까?”라고 질문하면서, “옛사람 관점에서 ‘머리 하나에 몸통은 열’인 물고기에 가장 근접한 것이 오징어임이 틀림없다.”고 밝혔다.

그는 “오징어는 냉전에 길들여진 긴장된 근육을 일순 이완시켰다. 오랜 분단으로 언어마저 나뉘어, ‘오징어’와 ‘낙지’가 서로 반대로 사용된다는 임종석 비서실장의 말에, 북한대표단 김여정 특사가 ‘그것부터 통일해야겠다’는 화답으로 웃음을 자아낸 것이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김 교수는 “오징어와 낙지가 서로 반대라는 대화는 오랜 분단의 이질감과 애잔함을 불러왔다. 다만 실상은 조금 다르다. 북한에서는 갑오징어를 ‘오징어’, 오징어를 ‘낙지’라 일컫는다.”고 밝혔다.
 
그는 “오징어와 낙지 명칭을 둘러싼 해프닝은 역사적 연원이 있으며, 또한 예상치 못하게 한중일 3국의 어류지식이 얽힌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오징어라는 명칭의 유래는 무얼까?

김 교수는 “한자인 ‘오적어(烏賊魚)’에서 왔음이 분명해 보인다.”면서, “그 성질이 까마귀를 좋아하여 매번 스스로 물위에 떠올라 있다가 날아가던 새가 이를 보고서 죽은 것으로 여겨 쪼려하면, 곧바로 휘감아 물속에 들어가서 먹는다. 이로 인해 ‘오적(烏賊)’이라고 했다.”고 들려줬다.

그는 “하찮아 보이는 물고기 이름에도 역사가 있다. 물고기 이름은 그 자체로 고고학적 유물이다. 물고기 이름은 나서 자라고, 섞이고, 변질되며, 선택된다.”라면서, “이름은 그 자체로 가치를 지닌다. 섣불리 이를 통일하려 할 필요는 없으리니. 언어는 생명과 같아서, 자연스럽게 섞이고 선택될 것이다. 이제 이틀 남았다. ‘일수십신’ 오징어가 불러온 훈풍으로, 이 땅에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려는 날이.”라고 새날을 기대했다. <부경투데이>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500&key=20180425.2202201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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