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문화의 명장면 10] 인면조·세이렌·인어: 세이렌, 새에서 물고기로 | |||
작성일 | 2018-03-21 | 조회수 |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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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기 교수의 글이 게재된 국제신문 지면. ⓒ사진 이성재(홍보팀)
세이렌(Seiren)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님프다. 매우 아름답지만 치명적인 마력의 소유자. 섬에 사는 이 요정들은 노래를 불러 배를 타고 지나가는 선원들을 유혹한다. 이 노랫소리를 들으면 자신도 주체하지 못하고 거기로 빨려 들어간다. 이 노래에 홀려 세이렌을 따라갔다가 선원들은 난파되어 목숨을 잃거나 스스로 물에 뛰어들어 죽음에 이르렀다고 한다. “삶은 늘 흔들린다. 달콤하게 시작된 유혹은 영혼을 흩뜨리고, 끝내 죽음에 이르게 한다. 그럼에도 거역할 수 없는 유혹이 있다. 그 치명적 유혹 앞에 그가 섰다.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길은 멀고도 험난했다. 로토스 열매의 안락에 취했고 무시무시한 키클롭스를 만났으며 키르케의 관능에 흔들렸다. 이제 오디세우스는 세이렌의 유혹을 통과해야 했다.” 이 인용문은 14일 국제신문 22면을 꽉 채운 부경대학교 김문기 교수(사학과) 글의 시작 부문이다. 부경대 사학과?국제신문 공동기획 <해양문화의 명장면> 10번째 김문기 교수편의 글제는 바로 ‘세이렌’이었다. 제목은 ‘인면조·세이렌·인어 : 세이렌, 새에서 물고기로’였다. 김 교수가 인용한 앞글은 유럽 문학 최고의 서사시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 등장하는 해양문화의 명장면이다. ‘오디세이아’는 10년 트로이 전쟁을 끝낸 오디세우스 장군이 부하들과 함께 고향으로 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그러니까 그 ‘귀향의 여정’은 바로 수많은 위기 속에서 고통을 받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우리 삶의 여정인 것이다. 세이렌은 바로 그 ‘여정’에서 만난, 당신의 삶을 흔들어버릴 치명적인 유혹의 상징이다. 당신은 이 고통의 관문을 무사히 통과할 것인가?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그러나 유혹의 강도는 점점 강해지지 않던가? 세이렌도 그렇게 변화한다. 김 교수는 “‘인면조신’인 세이렌은 가슴, 팔, 다리 등 어떠한 여성의 성징을 갖추지 못했다. 오로지 목소리만으로 인간을 유혹해야 했다.”면서, “결국 세이렌은 치명적인 유혹을 위해 ‘소리’ 자체를 업그레이드해야 했다.”고 소개했다. 그리하여 이렇게 됐다고 한다. “목소리에 악기 연주가 덧붙여지면서, 팔이 생겼다. 팔이 생기니 가슴이 도드라지고, 여성성이 점차 강조됐다. 마침내 상반신은 여성, 하반신은 새인 ‘상인하조(上人下鳥)’로 변화했다. 이제 세이렌은 여성의 상반신을 하고, 악기를 불며 뱃사람을 유혹하기 시작했다.” 이 글에서 김 교수는 세이렌의 유혹에 “오디세우스는, 키르케의 충고를 받아들여, 부하들의 귀를 밀랍으로 막고 자기 몸은 돛대에 묶어 정면으로 맞섰다.”고 말했다. 김 교수의 말처럼 “삶은 늘 흔들린다.” 김 교수는 “오디세우스의 삶은 흔들림의 연속이었다. 그가 뭇사람과 달랐던 것은 인생의 지향점을 잃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세이렌의 유혹에 당당히 맞섰다.”고 말했다. 글을 마무리하면서 김 교수는 '동공'이 흔들리는 독자들을 가만히 떠본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이야기를 슬쩍 꺼내면서. 스타벅스는 허먼 멜빌의 명작 <모비딕>에 등장하는 포경선 ‘피쿼즈’호의 일등항해사 이름(스타벅)에서 땄고, 그리고 그 커피전문점 간판 옆에 동그랗게 걸려있는 것이 세이렌이라고 알려주면서 이렇게 ‘유혹’해보는 것이다. 지금 당신을 유혹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 유혹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당신은 당신의 육체를 돛대에, 아니 무엇에라도 꽁꽁 묶었는가? <부경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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